'다른생각하기'에 해당되는 글 1

  1. 2014.02.03 [Thought] 비주류 물고기를 보호하자

[Thought] 비주류 물고기를 보호하자

비주류 물고기 보호법의 필요

 

최근 난 지상파 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다.

뉴스를 시작으로 지상파를 멀리한지 한 1년정도 되었고 한 3개월 전부터는 아예 지상파 채널을 돌려보지도 않은거 같다.

주로 케이블과 종편을 와따리 가따리한다.

물론 지금처럼 Temporary 놀기(?)이전엔 시간상 여유가 없어서 TV를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보는 프로그램은 지상파 위주였다.

일명: 수목 미니시리즈 빠순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2013년을 기점으로 화악 변했다.

리모컨에 그런 번호가 있었나? 하는 할 정도로 누르지 않던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런일이 일어난 것일까?

 

TV 방송국의 주류 3사에서 하는 방송은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마, 예능, 다큐, 뉴스가 프로그램의 큰 틀 인데 드라마, 뉴스는 뭐 소재, 기획이 다 거기서 거기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것이 '예능'이란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그 예능 프로그램들이란 사실 제목만 다르지 거의 비슷하다.

 

한 방송사에서 스타들을 데리고 하는 스토리 게임,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한 동안 폭풍처럼 유행했던 각 종 오디션

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나오는 사람도, 내용도, 포맷도 비슷한 것들의 연속이면 질리는 것이 당연하다.

마치 정말 예쁘게 다 고쳤지만 매력없는 성형미인들을 보는거 같다.

 

주류에선 비슷하게 생긴 성형미인들.일명 성형 인어공주들이 서로 경쟁하는 동안

저 멀리 또랑...(?) 개천(?)에선 좀 다른 어종들이 탄생하고 있었다.

 

먼저 tvn을 보면,

 

-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수와 진화를 보여준 수퍼스타K, 댄싱9

- 30, 40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시청률 13%대를 이끌어 낸 희한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1994

- 가만히 있던 50대도 케이블을 보며 웃게 했던 여행을 소재로한 성인예능 꽃보다 할배와 누나 시리즈

 

그 뒤로도 무섭게 쏟아지고 있는 신규 프로그램들...

 

 

종편에서 대표적으로는

 

- 연애,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세심한 기획이 매력있는 마녀사냥

- 보기만 하는 음악이 아닌 듣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준 모창 오디션 프로그램 히든싱어

그리고 시댁, 세대를 소재로한 각 종 인기 프로그램들

 

그냥 생각나는 것들만 적어도 비슷한 것들이 하나도 없다.

각 각 프로그램의 개성이 살아있고 스토리가 강하다. 그래서 재미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건 아닐지도 모른다.

 

최근 통계를 보니 응사의 마지막회가 있었던 날 시청률은 9시 뉴스보다 높았다.

 

 

[응답하라 1994 시청률 추이]

 

 

[지상파 시청률]

 

 

나는 지상파 반대파도 케이블 종편 옹호론자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난 평생을 주류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며 살았다.

공부를 열심히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려고 했고,

또 더 노력해서 대기업에 취업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회사에서 주는 점수를 잘 받으려 열심히 일했고

다른 생각을 하거나 비주류에 속하는건 아주 '잘못된'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 내 눈엔 지금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대세고 재미있다.

 

그렇다면 왜 비주류에서 더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지상파의 뛰어난 PD들이 케이블이나 종편으로 많이 이적해서(?)

그것도 맞는 말이다.

좋은 Source를 가진 사람이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그럼 왜 그들은 주류에 있을 때 더 좋은 것을 만들진 못했을까?

 

이런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는듯 TVN의 간판 PD들이 자신의 창조이야기를 풀어내는 포럼이 열렸다.

 

왼쪽 위부터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명한 국장, 꽃보다 시리즈의 나영석PD, MAMA 시상식의 신형관 상무,

수퍼스타 K, 댄싱 9을 만든 김용범 PD

 

음...그러고 보니 다 40대 남성들이군?

40대 남성이 가장 Creative 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보다.

 

 

어떻게 자신들이 새로운 기획을 하게 되었는지,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물론 나의 1살짜리 베프의 존재로 인하여 직접 보진 못했지만 방안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자신들만의 창조학 개론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었는데..

늘 시청자 중심으로 생각한다! 인문학을 공부해라! 창조에는 '뚝심'이 필요하다 등..

그 동안 흔하게 듣던 말들을 쏟아낸다. 생각하긴 쉽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것들..자기계발서에 있는 리스트들..

 

그러던 중 갑자기 내 머리를 아주 쎄게 강타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들이 바로 주류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 아닌가?

그 주류가 지금 비주류에서 다시 주류를 만들고 있는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새로운 생각을 다시 만들 수 있는건 다른 숨을 쉴 수 있는 '물'을 만났기 때문 아닐까?

 

각자의 뛰어난 개인 능력도 물론 작용 했겠지만 그 능력을 담아낼 수 있는 물과 그릇이 준비되어 있었기에

멋진 파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있었던 주류는 새로운 헤엄을 치기엔 산소도 부족하고 많이 '기존의 생각'으로 오염되었을지 모른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이다. 우리가 일하는 조직도 같은 원리이다.

남들 보다 잘 나가고, 잘 벌고, 잘 살기 위한 '성공'이 목표라면~ 

우리는 주류를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그 옛날 재화가 모자라던 시절에는 무조건 만들어 내는 모든 것이  새로웠기에 '다름'은 필요 없었다.

그러나 2014년 현재를 사는 우리는 다른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새롭고 달라야 할 뿐 아니라 나만 되는 유일한 가치가 있어야 인정이 되는 시대다.

 

New →  Differentiation → ONLY ONE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류를 만들어 내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 그 주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남과 다른 것으로 부터 시작하니 '갇힌 생각', '기존의 생각'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다.

 

즉 성공의 핵심은 남과 다른 생각을 가진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물'

그 물과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수 있느냐가 조직 생존의  핵심이다.

 

정말 슬프고 아이러니 하지만 한 조직이 성공을 경험하고 그 성공을 토대로 크고 강해지지만

그 만큼 민첩성이 떨어지고 재미도 없어진다. 그 '재미'가 없을 수록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은 늘 '새로움'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새로운 생각을 하는 매력적인 물고기들은 계속 다른 개천으로 떠나고 말것이다.

 

물고기 떠난다음 후회하지 말자.

 

이쯤해서 비주류 물고기 보호법을 상정하는 바이다. ^^

 

Epilouge....

 

최근 회사를 떠나는 훌륭한 후배들을 보며...아쉬운 마음과

요즘 줌마델라 생활로 각 종 TV 프로그램을 보며 드는 아주 미천한 생각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