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ward Diary] Dare Effect - '안되면 말고' 정신

EPISODE 3. Dare Effect - '안되면 말고' 정신


 

우린 어린 시절부터 안되는게 참 많았다.

불량식품 먹으면 안되고, 친구들과 싸우면 안되고, 학교 안가면 안되고...

안되고 안되고 안되고.......................

 

이런 안되는 것들 잘한 친구들이 모범생이고 '착한 자식'의 훈장을 받으며 성장했다.

안되는 걸 되게 한 친구들을 소위 '까진 애' '불량학생?' '속썩이는 자식' 등등..많은 부정적이 단어로 수식해 주었다.

여기서 그럼 너는? 이란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난 늘...자유로운 '노는 언니'를 동경하는 착한아이였다.

일부러 눈썹도 한 줄로 밀어보고 땡떙이 치고 버스 종점까지도 가보았지만 생각처럼 잘 안 놀아졌다.

그것도 용기와 끼가 필요한 일이었다.

  

 

 

회사에 들어와서도 우리는 늘 '착한사원'임을 강요 받는다.

선배들의 눈에 이쁜 후배, 일 잘하는 '착한사원'의 모습은

 

 '말 잘 듣는 놈' '말 대꾸 안하는 놈' '시키는 일 잘하는 놈'

 

그래서인지 별다른 고민하지 않고 Top-Down으로 내려오는 일만 잘하면 작징생활을 무.난.하.게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말 잘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과'도 잘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

 

10년전 꼬맹이 신입사원 나의 머릿속에도

그냥 시키는일만 하자는 나와 좀 더 놀아보고 싶은 내가 싸우는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났다.

 

착한 나 vs 노는 나

 

어느 회사나 비슷하게 운영되는 신입사원 OJT 프로그램!

자신의 업무를 개선한 결과를 발표하고 시상까지 하는 그런 인사 프로그램이 있다.

조직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주어지는 업무이기에 목.숨.을 건다.

(왜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럼 사수들은 어떤 주제로 해야 무난하게 일을 하면서 그 프로젝트까지 마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쉽고..튀지않고...착한 주제를 던져준다.

그럼 신입들은 온라인 교육의 진도를 빼듯이 '영혼없는 클릭' 비슷하게 과제를 수행한다.

 

나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냥 늘 우리 부서에 필요한 매출 증진 방안 하나 고민해봐~"

 

"대충해!~~ 지금 그게 문제냐..오다나 받아와~~"

 

"아..정산할게 한 두개가 아닌데~ 나 좀 도와줄래?"

 

여유부리기엔 너무 바뿌고 아는게 없는 나 = 신입 이었지만,

 

문득 재미없는건 하기가 싫어졌다.

 

다시 예전에 내가 동경하던 잘 놀던 아이가 되어 좀 놀고 싶어졌다.

여기서 '안되면 말고'정신이 발동하기 시작한거지...

 

쉽고 무난하고 늘 하던걸 하면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

신입사원 나 하나쯤은 조금 다른 짓(?)을 해도 안되면 말지 뭐....

 

그래서 내가 지금 하는 업무중 가장 풀리지 않았던 보이지 않는 과제가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맡았던 거래선과의 Communication 문제였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문제여서 과제로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선배님! 저 이 문제를 고민해서 해결해 보고 싶어효~~"

 

"여기가 학교냐? 왜 논문쓰려고해~"

 

"고민을 사서 하는구나..."

 

"언제 할려고?"

 

"그냥 해보지요 뭐..안되면 말구요~"

 

그렇게 선택된 주제를 가지고 신나게 놀았다.

안되면 만다는 생각으로 하니 뭐...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둘씩 저지르고 망하면 다시하고....

안되면 끝까지 하고...

 

어느새 안되면 말고~ 접고 끝나는게 아니라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이 방법이 안되면 말고 다른 걸로 해보지 뭐~ 

 

이렇게 나도 모르게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지키고 앉아서 안되면 되면 되면???을 뫼치고 있었다.

인.증.샷! 보이는가 아무도 없는 삼실...그런데 사진은 누가 찍어 줬을까? ㅋ

나와 같이 안되면 말고~정신의 동기겠지..

 

 

그렇게 해서 탄생한 나의 신입사원 첫 번째 프로젝트

 

 

지금 보면 손발이 오그라 들지만 그.래.도 10년전 당시에는 매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담당하는 거래선에 바이어별로 존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분석하고 각 바이어에 맞는

맞춤형 제안서를 Format으로 만들어서 제안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기억난다.

시작부터 좀 다르게...

 

 

우리가 늘 먹는 '밥'은 사람마다 부르는 이름도..

다가오는 느낌도 다 다른데 우린 같은 말로 같은 뉘앙스로만 전달하려고 하니

이 다른 사람들에게 맞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쓰고 있다는 문제점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상대하는 바이어를 요렇게 나누어서 보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도출해 보는거였는데

하다 보니 상대방에 대해서 실컷 고민도 해보고 더 알아보려고 노력도 하다가...그러다가....

정말 자....알 알게 되었고 그 뒤로 말이 더 잘 통하는 부수적인 효화가 따라왔다.

 

 

 

그리고 각 각의 유형에 맞는 제안서 내용과 Format을 Template으로 만든다.

사실 지금보면 이게 무어야~~ 할 수 있지만

그...냥 사무적인 접근이 아니라 파트너 자체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이 들어간 부분이 차별화 포.인.트

 

일을 하다가 보면 우리 모두가 인간 이란걸 잠시 망각하고 '일' 만으로 대하던 생각이 이 부분에서

사알짝 변화하기 시작했다.

WORKHUMAN

 

신입사원 눈높이에서 어려운 협상, 제안 프로세스를 조금 쉽게 만들고 싶은 소망에서 시작했고

재미있게 고민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빠져들 수 있었다.

 

안되면 말고, 다시 해볼까!?

 

누군가가 "에이 안되면 말고~"하면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그런 마음이 없으면 다른 = Different 한 방향으로 갈 수가 없다. 그리고 그련 용기가 나질 않는다.

안되면 그냥 포기하는게 아니라 안되면 다른걸로 다시 하는 용기 그것이 바로 내가 경험한 안되면 말고 정신이다.

 

나의 결과는?

 

나의 신입사원 프로젝트는 일단 나의 레벨에서 잘 놀 수 있었고

잘 놀았더니 논 만큼 재미도 있고 가치도 높아졌다.

실제로 바뀐 제안서를 우리 부서 옆 부서 모두~ 사용하기 시작했으니까...

 

2013년 오늘, 24살 어린 내가 고민한 내용을 다시 꺼내 보니 허접하고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참 좋다. 왜...살아있고 재미있고 무엇보다 따뜻하다.

 

If you dare, you will get what you want!

 


Tips for freshman


  • '일' 그 자체에 주늑들지 마세요! 여러분의 마음이 고 놈들을 기죽게 하세요.
  • 쉬운 일만 골라하지 마세요.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빨리 깨지고 단단한 굳은살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 너무 심각하게 일하지 마세요. 인생까지 심각해 집니다. 약간은 '쉬운사람'이 되어 보세요.

  • 안되면 말 수 있는 베짱도 키워 두세요. 안되는데 정말 계속 안되는데....말아야 할 때 말아야 합니다.